Creation Details
Panel prompts:
- #1“04:27 새벽 아직 어둠이 방을 채우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이 시간에 깨어나 있곤 했다. 알람이 울리기 한참 전, 몸이 먼저 의식을 끌어올리는 시간. 옆으로 누워 창밖을 보았다. 가로등 불빛이 얇은 커튼을 통과해 천장에 희미한 무늬를 만들고 있었다. 나는 숨을 쉬었다. 코로 들어오는 공기는 차가웠다.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 사실을 의식한 적이 없었다. 시계를 **** 않고도 알았다. 이 시간이면 쓰레기 수거차가 골목을 지나간다는 것을. 그 특유의 썩은 비린내가 잠시 방 안까지 밀려들었다가 사라진다는 것을. 그런데 오늘은 그 냄새가 들지 않았다. 나는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찬 공기가 얼굴에 닿았다. 역시 냄새가 나지 않았다. 겨울 아침 특유의 얼어붙은 먼지 냄새도, 밤새 내린 서리의 금속성 비린내도, 아무것도. 나는 창문을 닫고 다시 침대로 돌아갔다. 잠은 오지 않았다.”
- #2“06:10 아침 알람이 울렸다. 나는 손을 뻗어 알람을 끄고, 기계적으로 일어났다. 발이 바닥에 닿았다. 평소와 똑같은 동작이었다. 그런데 욕실로 향하는 복도에서 나는 멈춰 섰다. 무언가가 이상했다. 습관적으로 코를 킁킁거렸지만 공기만 폐로 들어왔다. 아침이면 으레 풍기던 커피 내리는 냄새가 없었다. 아니, 커피를 내리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었다. 타이머를 맞춰둔 커피머신은 정상 작동했을 것이다. 나는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리병에는 커피가 반쯤 내려져 있었고, 기계에서는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손을 가져다 대자 따뜻했다. 나는 머그잔을 꺼내 커피를 따랐다. 입김을 불고 한 모금을 삼켰다. 쓴맛은 느껴졌다. 그런데 냄새만 없었다. 마치 혀와 코가 완전히 분리된 생물처럼, 맛은 존재하지만 향은 사라진 상태였다. 커피머신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분명히 원두를 갈아 넣은 지 사흘밖에 안 됐다. 나는 원두통을 열어 코를 박았다. 죽은 공기만이 폐를 채웠다. 원두는 화강암 조각처럼 무취했다”
Art Style: Classic Action
Color Mode: Black & White
Panels: 2
Created: